
새벽 3시 45분, 나는 눈이 말똥말똥했다. 자야 한다는 건 알고 있었다. 젠장, 이삿짐을 싸고 푸느라 녹초가 됐다는 것도 잘 알았다.
그런데도 도저히 눈을 감을 수가 없었다. 방 안은 조용했다. 죽은 듯 고요했다. 창밖은 꽤 맑고 평온한 밤이었지만, 어두운 방 안의 공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꼼짝도 하지 않았다.
시간 속에 얼어붙은 듯한 기분마저 들었다. 그래도 침대 옆 탁상시계가 희미하게 째깍거리며 시간이 흐른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시간은 느릿느릿 흘러가고 있었다.
숨은 얕았고, 몸은 털끝 하나 까딱할 엄두도 나지 않았다. 이불 속은 숨이 막혔지만 몸에서 걷어내지 않았다. 나는 자고 있었다.
적어도 그렇게 보이고 싶었다. 눈을 뜬 채 천장을 올려다보고 있었지만 말이다. 방 안을 밝히는 것은 블라인드 사이로 스며드는 창백한 달빛뿐이었다.
그런데도 천장 구멍 너머로 나를 마주 보는 눈이 간신히 보였다. 그 눈은 깜빡이지도, 방 안의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지도 않았다. 오직 나만을 향한 채 미동도 없었다.
시간이 흘러가는 동안에도 보고, 보고, 또 보고 있었다.
지난주 이사 온 뒤로, 그 눈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한 것이 사흘째였다. 누군가 나를 그토록 뚫어지게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아챈 밤이 지나고, 아침이 되자 낡은 야구 방망이를 들고 조심스레 다락방 계단을 올라갔다. 아직 전화가 연결되지 않아 경찰에 신고하지 못했으니, 몰래 훔쳐보는 자를 직접 붙잡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다락방에 도착하고 보니 아무도 없어 당황스러웠다. 침입자는커녕 누군가 이곳에 올라온 흔적조차 없었다. 어쩌면 몇 년 동안이나 아무도 오지 않은 듯했다.
낡은 상자와 천 위에는 두꺼운 먼지가 고스란히 쌓여 있었다. 바닥의 작은 구멍 주변도 건드린 흔적이 없었다. 결국 상자를 옮겨 구멍을 덮었다.
그 마룻장을 갈아 끼울 틈이 날 때까지는 임시방편으로 그렇게 해둘 작정이었다.
그날 밤에는 겨우 네 시간을 잤을 뿐인데, 내 안의 무언가가 억지로 눈을 뜨게 했다. 그 눈이 또 있었다. 우리 사이를 가로막은 회반죽과 나무 너머로도 느껴질 만큼 타는 듯한 시선으로, 말없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한동안은 숨소리가 아주 희미하게 들리는 것 같기도 했다. 겁에 질린 내 얕은 숨소리였는지, 아니면 바로 위에 숨어 있는 그것의 숨소리였는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그 소리는 새벽이 깊도록 이어졌고, 마침내 나는 의식을 잃었다.
그렇게 사흘째 밤을 맞았다. 정체 모를 무언가의 눈을 올려다보는 동안 베개는 땀으로 흠뻑 젖었고, 가슴이 쿵쿵거리는 소리는 시간이 갈수록 커졌다. 그 눈은 여전히 깜빡이지 않았다.
처음 발견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움직이는 것을 보지 못했다. 그저 계속 바라보기만 했다. 이 낡은 이층집에 혼자 처음 들어온 순간부터 줄곧 나를 지켜보고 있었을 것 같았다.
승진 덕분에 내 힘으로 장만했다며 그때는 그렇게도 기뻐했던 집이었다. 이제는 도시의 침실 하나짜리 아파트를 떠나온 것이 후회스러웠다. 그 승진을 하겠다고 그토록 많은 사람에게 아첨을 떨었던 것도 후회스러웠다.
그저 저것이 사라지기만을 바랐다. 그런데 이제는.
이제 그 눈이 사라졌다.
내 침실 문손잡이가 돌아가고 있었다.
원작: Philiko · Creepypasta Wiki · The Staring
현대 커뮤니티에서 창작한 괴담을 한국어로 번역한 글입니다. 실제 사건으로 검증된 이야기는 아닙니다. 원문 읽기
한국어 번역·편집: K-Reaction. 원문과 이 한국어 번역·편집본 및 삽화는 CC BY-SA 4.0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번역, 문단 나누기, 삽화 추가를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