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0 ::2018/02/16(金) 18:59:04.93 ID:Jx+T1aZr0.net
나도 혼란스러운 상태지만 마음 정리 겸 올릴게
부분부분 페이크를 섞을 거라 이상한 부분 있으면 ㅈㅅ
나는 꽤 큰 지역에서 부자가정의 외동으로 자랐어.
부모님이 아빠뿐이기도 해서 초등학생 때까지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같이 살았는데
둘째 아들인 아빠와 장남인 큰아빠 사이에서 여러모로 다툼이 있었는지
중학생 때부터는 아빠와 둘이 살았어.
남자 둘이서 사는지라 살갑게 굴지는 않았지만 부모님 면담 때 가끔 와주기도 하고
시간이 되면 얘기도 하는 등 엄청 친하게 지내지는 않아도 평범하게 살았던 것 같아.
하지만 그런 아빠와 살면서 신경 쓰이는 게 하나 있었는데
아빠 방에는 문 하나 크기쯤 되는 잠긴 옷장이 하나 있었어.
거기에는 아빠가 아끼는 물건들이 보관되어 있다고 들었고
그 이상은 물어봐도 대답을 해주지 않아서 나도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어갔어.
그렇게 해서 나도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갔고
취직한 후에는 학생 시절부터 사귀던 지금의 아내와 결혼했어.
결혼식에는 초등학생 때 이후로 멀어졌던 큰아빠 가족들도 와줬어.
아빠는 여러 가지 의미로 감격스러웠는지 엉엉 울었고
나도 따라 울어버린 기억이 나.
순조롭지는 않았다고 해도 엄마가 없는 것 말고는
남들과 다름없는 행복한 삶을 살았다고 생각했어.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빠가 돌아가셨어.
사고인지 아닌지는 애매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사고 처리가 됐어.
나는 아내와 친척들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아빠를 보내드릴 수 있었어.
그렇게 49일이 지나고, 반 년이 지났어.
나는 미뤄뒀던 아빠의 유품을 정리를 하기로 했어.
결혼하고 본가는 떠났지만 원래는 그 집에서 살았기 때문에 어떤지는 대체로 다 알고 있었어.
하지만 아빠 방에 있는 잠긴 옷장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어.
금고나 서류 등은 아빠가 생전에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서 어디 있는지 알려줬기 때문에
잠긴 옷장 안에 든 건 그런 건 아닐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어.
그리고 그때 처음으로 그 옷장 안에 귀금속까지는 아니더라도
가치 있는 물건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
사고가 있은 후 아빠 유품 속에서 옷장 열쇠를 찾아뒀어.
나는 바로 잠긴 옷장 문을 열어보기로 했어.
잠겨있다고 해도 간단한 자물쇠 같은 거였고 원래 있던 옷장에다가 간단히 설치해둔 거였어.
아무튼 간에 자물쇠를 열고 옷장을 열어보니
옷장은 위아래로 나뉘어 있었는데
위쪽 칸에는 엄마 사진 몇 장과 유품인 건지 목걸이가 놓여 있었어.
제단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엄마와의 추억을 기리기 위한 공간인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어.
아래 칸을 살펴보니 거기에는 노트들이 줄지어져 있었어.
표지에 붙어 있는 스티커를 보니 아마도 일기장인 것 같았어.
아빠를 존중하기 위해 읽지 않고 버릴까 망설였지만
조금 호기심이 생겨 가장 오래된 날짜가 적힌 일기를 읽어보기로 했어.
일기는 학생 때부터 쓴 것 같았는데 띄엄띄엄하게 써있었어.
생전에 아빠는 꼼꼼했기 때문에 의외이기도 했어.
계속 읽어보니 아무래도 일기는 엄마를 만나고부터 쓰기 시작한 것 같았어.
첫눈에 반한 엄마의 취향인 똑 부러지는 사람이 되기 위한 트레이닝을 겸한 거였어.
일기의 중심인물은 엄마였고 둘은 순조롭게 연애를 하고 결혼을 했다고 써있었어.
그렇게 엄마가 나를 임신했을 즘부터 아빠가 엄마를 걱정하는 내용이 많아졌어.
엄마는 원래부터 몸이 약해서 아빠는 여러 번 날 지우라고 설득했나 봐.
결과적으로는 태어났다고는 해도
한 번이라도 아빠가 그런 생각을 했다는 사실에 상처를 받았어.
그래도 나는 순조롭게 자랐어.
그리고 일기에는 약 반 년 정도 공백이 있은 후 내가 태어났다는 사실이 써있었어.
날 낳을 때 엄마가 돌아가셨다고도 써있었어.
내가 들었던 사인과 달랐어.
나는 사고로 돌아가셨다고 들었거든.
그때부터는 일기가 매일 써있었어.
엄마를 닮아가는 나의 성장, 나에 대한 원망과
엄마의 마지막 유산이라는 것에 대한 애정이 뒤섞여있었어.
그렇게 일기는 아빠가 돌아가시기 전날까지 계속 적혀 있었어.
아빠의 감정을 알게 되면서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을 느꼈어.
그토록 원망하던 사람을 키워주신 아빠에 대한 감사와 연민이라고 해야 할까.
좌우간에 나는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서 아내에게 상담을 했고
그 유품을 가지고 큰아빠에게 진실을 물어보기로 했어.
큰아빠도 짐작 가는 바가 있었는지 나를 바로 자기 집으로 불렀고
며칠 후 아내와 큰아빠 집을 방문했어.
가볍게 안부를 물은 후 큰아빠 부부 앞에 유품들을 놓아두자 큰아빠 얼굴이 심각해지셨어.
나는 아무리 그래도 고인의 일기를 공개하는 건 좋지 않았다고 반성했는데 그것 때문이 아니었어.
큰아빠는 엄마 사진이 담긴 액자를 손에 들고
[아직도 이런 걸 가지고 있었다니.]
이렇게 중얼거렸어.
[무슨 뜻입니까.]
나는 엄마와 엄마를 사랑한 아빠를 모욕당한 것 같아서 강하게 말했어.
큰아빠는 이건 옛날 여배우 사진이지 엄마 사진이 아니라고 했어.
이해할 수 없었어.
나는 큰아빠한테 이 사람이 엄마라고 듣고 자랐다고 했어.
[그랬구나.]
큰아빠는 우리 가족이 할머니 할아버지 집에서 나가게 된 이유가 이 사진 속 여자 때문이라고 했어.
어느 날, 아빠가 이 여자를 죽은 아내(우리 엄마)라고 여기면서 살기 시작했다고 했어.
할머니 할아버지, 큰아빠가 설득을 해서
아빠는 그 여자가 엄마가 아니라고 납득한 것 같았지만
그 이후 사이가 안 좋아져서 집을 나가게 된 거였어.
그리고 진짜 엄마 사진은 아빠가 다 처분해버렸다고 했어.
나는 혼란스러워서 혼자 넋이 나가 있었어.
그때 큰엄마가 아빠 일기를 보더니 말했어.
[이거 1년에 한 권씩 썼다고 적혀 있는데 다 비슷하게 낡았네.]
그 말을 듣고 자세히 보니까 노트는 딱히 햇볕에 바랜 흔적도 없었고
날짜를 확인하지 않으면 다 똑같아 보였어.
나는 큰아빠에게 죄송하지만 다음에 오겠다고 하고 아내한테 운전을 부탁해서 집으로 돌아왔어.
이게 지난달 얘기야.
그 후로 아무런 진전도 없었지만 나한테 일어난 이상한 일을 한 번 써봤어.
긴 글 ㅈㅅ
343 ::2018/02/16(金) 19:13:26.04 ID:DD+tZfmQ0.net
아마 너희 가족은 일 년 내내 해변가에서 찻집을 운영했을 거야
너는 여자인데 남자처럼 자랐고
바다를 좋아하는 아빠는 친모에 대해 알려주지 않았고 사진도 없어
참고로 엄마 이름은 마사코야.
틀림없어.
344 ::2018/02/16(金) 19:24:05.40 ID:ppaEaN3U0.net
일단 340 입장에서는 이 기이한 사실을 어떻게 해석함?
347 ::2018/02/16(金) 20:11:32.81 ID:Jx+T1aZr0.net
340이야.
일단 나는 결혼도 했으니 남자로 자란 여자는 아니야.
내가 생각하기에는 엄마가 돌아가신 후 아빠가 이상해진 것 같아.
그 여배우는 옛날에 팬이었어서 기억이 섞였다거나.
그런데 일기가 최근에 쓰인 거여서 모든 게 사실인지는 수수께끼야.
보존 상태가 좋아서 바래지 않은 것뿐일까.
어찌 됐든 확인해 줄 사람이 없어.
큰아빠가 사실대로 얘기한 건지도 모르겠어.
여기에 글을 쓰고 의견을 받아서 내 안에서 어떻게 끝맺을지 찾아보려고 해.
350 ::2018/02/16(金) 20:33:16.25 ID:ppaEaN3U0.net
>>347
뭐, 죽은 사람에게 말은 없으니까.
죽은 사람이 전부 이상하다는 걸로 치면 그걸로 얘기는 끝나버리니.
큰아빠 부부가 하는 말에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점이 있다면
일단 그 사진 속 여자가 진짜 여배우인지 찾아보는 건 어때.
그리고 노트가 정말 비슷하게 낡은 건지도.
오랫동안 계속 일기를 쓴 거라면 노트 스타일도 시대마다 다를 테니까
메이커에 문의해 보면 진위가 밝혀질 거야.
출처·한국어 번역: 로어쟁이 · 사야님 블로그
원문 게시글: [2ch 괴담] 아빠의 유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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