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EACTION · WORLD REACTIONS

세계의 기묘한 이야기

세계 곳곳의 무섭고 기묘한 이야기. 잠들기 전, 한 편 더.

[일본] 소의 숲

321 ::2012/06/04(月) 21:07:25.51 ID:DlVUXV650

내 고향에는 소의 숲이라고 불리는 숲이 있는데

그 숲에서 소 울음소리가 들려서 그렇게 불리고 있어.

들린다더라, 이런 정도가 아니라 정말로 들려.

나도 몇 번 들었어.

소의 숲 깊은 곳에는 비밀의 농장이 있다는 둥, 황금색 소가 있다는 둥

그런 도시 전설 같은 얘기도 있어.

그래서 호기심 많은 애들이 소의 숲에 들어가 미아가 되는 경우가 꽤 많았어.

학교에서는 미아가 생길 때마다 소의 숲에 들어가지 말라고 경고를 하고

반상회에서도 애들이 소의 숲에 들어가지 않도록 순찰을 했어.

그런 노력도 있어 소의 숲에서 미아가 되는 아이는 거의 없어졌어.

그런데 내가 5학년이 됐을 때, 소의 숲에 원숭이가 눌러 살고 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어.

그러자 애들뿐만이 아니라 그런 걸 좋아하는 어른들도 소의 숲에서 길을 잃고 말았어.

나도 원숭이를 보고 싶어서 친구들이랑 소의 숲 주변을 자주 어슬렁거렸어.

5학년 여름방학에 친구랑 또 소의 숲 주변을 어슬렁거리고 있었는데 드디어 원숭이를 발견했어.

원숭이는 우리를 보더니 오른손으로 나무에 매달렸고 왼손으로 가까이 오라로 손짓을 했어.

친구랑 나는 [뭐야 저 원숭이ww 미쳤네ww] 이렇게 흥분해서

자전거를 세워두고 소의 숲속으로 들어갔어.

그 원숭이는 엄청난 속도로 이 나무 저 나무를 옮겨갔고

우리가 따라잡은 걸 확인하면 또 이 나무 저 나무로 옮겨갔어.

우리는 정신없이 그 원숭이를 쫓아갔어.

얼마나 오래 달렸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꽤 숲속 깊이 들어갔을 무렵, 작은 목장을 하나 발견했어.

목장이라고는 해도 정말 작았어.

넓이가 작은 공원 정도 되어 보였어.

신기한 곳이었어.

사방에는 나무가 무성했고 하늘은 나뭇잎으로 뒤덮여 있는데

오직 그곳만은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햇볕이 들어오고 있었어.

주변은 울타리로 둘러싸여 있었고 안에는 소 4마리와 작은 오두막이 있었어.

말이 나오지 않았어.

그저 그 광경에 감동했어.

정말 소가 있었다는 사실과, 어딘가 신비로운 장소라는 사실에.

잠시 후 원숭이가 갑자기 끼끼 소리를 내기 시작했어.

그리고 그때, 작은 오두막 문이 열리더니 안에서 노파가 나왔어.

이렇게 말하면 안 되지만 꼭 원숭이처럼 생긴 노파였어.

(어쩌면 그 원숭이의 할머니였을지도w)

그런 무례한 생각을 하고 있자

노파가 생글생글 웃으면서 그 원숭이처럼 이리 오라며 왼손으로 손짓을 했어.

난 이곳이 흥미롭기도 해서 가까이 가려고 했는데

친구가 갑자기 그 자리에서 도망치기 시작했어.

왜 저러지 하고 한 발자국 다가갔을 때, 바로 그 이유를 알았어.

내 위치에서는 소와 겹쳐져서 노파의 오른손이 보이지 않았는데

그 노파는 오른손에 소의 머리를 들고 있었어.

그걸 본 순간 잠깐 시간이 멈춘 것처럼 느껴졌지만

나도 바로 친구의 뒤를 쫓아 도망치기 시작했어.

길이 험하고 주변은 나무가 무성해서 제대로 뛸 수가 없었어.

그래도 좌우간에 온 힘을 다해서 달렸어.

뒤에서는 누가 쫓아오는 기척이 느껴졌어.

뒤를 돌아보고 싶은 충동이 들었지만 돌아보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미칠 것 같았어.

그 노파가 생글생글 웃으면서 식칼을 들고 쫓아오는 모습이 쉽게 상상이 갔어.

그러다가 앞에서 달리고 있던 친구가 갑자기 뒤를 돌아봤어.

나는 그 친구에 이끌려 무심코 뒤를 돌아보고 말았어.

거기에 노파는 없었어.

대신 그 원숭이가 쫓아오고 있었어.

원숭이는 순식간에 우리를 따라잡았고

우리의 오른쪽에 있는 나무로 옮겨 타서 끼끼 울음소리를 내며 위협했어.

우리에게 손은 대지 않았어.

그저 울음소리를 내며 위협을 했어.

우리는 원숭이에게 정신이 팔리면서도 필사적으로 달렸어.

그러자 뭔가가 보였어.

아까 본 그 작은 목장이었어.

왜지? 혼란스러웠지만 이번에는 내가 선두로 반대 방향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어.

원숭이는 또 오른쪽 나무로 옮겨 타더니 끼끼 소리를 내며 위협했어.

잠시 후, 앞쪽에서 햇빛이 비치는 곳이 보였어.

그 목장이었어.

나는 발을 멈추고 울먹이며 뒤를 돌았어.

친구도 울 것 같았어.

우리는 몇 초 동안 서로를 바라봤고

[도망쳐야 돼….]

하는 친구의 목소리에 또 반대 방향으로 달려가기 시작했어.

여전히 원숭이는 끼끼 울면서 우리를 위협했어.

그때, 오른쪽에서 희미하게 목소리가 들렸어.

우리는 발을 멈추고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었어.

[이봐~~~~숲에 들어가면 안 돼~~~~당장 나와~~~~~]

이번에는 그 목소리가 선명하게 들렸어.

우리는 미친 듯이 비명을 지르며 그 목소리 쪽으로 달려갔어.

그리고 소의 숲 입구 부근에서 아는 아저씨를 발견했고 울면서 그 아저씨에게 매달렸어.

아저씨는 자전거가 소의 숲 앞에 세워져 있는 걸 보고 소리친 거라고 했어.

아저씨와 함께 소의 숲을 나오자 또 그 원숭이가 끼끼 거리는 소리가 들렸어.

소의 숲 쪽을 보니 원숭이는 오른손으로 나무에 매달린 채

왼손으로 이리 오라는 듯이 손짓을 하고 있었어.

우리가 겁에 질린 걸 보고 아저씨가 원숭이를 향해 소리를 질렀어.

[야 이 새꺄아아아!]

그러자 원숭이는 깜짝 놀라 소의 숲으로 사라졌어.

우리는 소의 숲에서 봤던 걸 아저씨와 부모님께도 얘기했지만

믿어줬는지 어떤지는 애매해서 잘 모르겠어.

학교에 가서 친구들에게도 그 얘기를 했는데 얘기가 상당히 퍼졌고

노파한테 보디블로를 먹여줬다는 둥,

노파에게 고기를 얻어먹었다는 둥,

영문 모를 소리까지 하는 애들까지 나왔어.

그 이후 소의 숲은커녕 그 근처도 가지 않았기 때문에

그 원숭이와 목장과 노파의 진상에 대해서는 모르겠어.

깊은 숲속에서 농장을 하는 특이한 할머니였던 걸까, 아니면….

출처·한국어 번역: 로어쟁이 · 사야님 블로그

원문 게시글: [2ch 괴담] 소의 숲

출처에 표시된 이용 조건: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2.0 대한민국. 이야기 본문은 그대로 옮겼으며, 이야기 밖에 별도로 붙은 블로거 후기는 제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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